지금까지 행렬은 공간 전체를 휘는 기계였습니다. 거의 모든 벡터는 이 기계를 지나면 방향이 틀어집니다. 그런데 어떤 행렬이든 운 좋은 방향이 몇 개 숨어 있어서, 그 방향의 벡터는 늘어나거나 줄어들 뿐 돌지 않습니다. 이 특별한 방향이 고유벡터, 늘어나는 배율이 고유값입니다. 고유벡터를 좌표축으로 삼으면 복잡한 행렬이 "축마다 몇 배"라는 대각 행렬로 바뀌고, 행렬을 백 번 곱하는 일이 숫자를 백 번 곱하는 일이 됩니다. 구조물이 어떤 진동수로 떠는지, 인구가 장기적으로 어떤 비율로 수렴하는지, 반복 계산이 어디로 끌려가는지가 모두 이 한 식 Ax=λx에서 나옵니다.
Ax=λx를 "방향이 바뀌지 않는 축"으로 읽고, 2×2 행렬의 고유 방향을 그림에서 찾는다.
특성 다항식 det(A−λI)=0으로 고유값을, 영공간 N(A−λI)로 고유벡터를 손으로 구한다.
대각합 = 고유값의 합, 행렬식 = 고유값의 곱을 이용해 계산을 검산하고, 삼각 행렬과 닮은 행렬의 고유값을 바로 읽는다.
대수적 중복도와 기하적 중복도를 구분하고, 전단처럼 대각화할 수 없는 결함 행렬을 알아본다.
A=XΛX−1로 대각화하고 Ak=XΛkX−1로 거듭제곱을 계산하며, 반복 곱이 지배 고유벡터로 끌려가는 이유를 설명한다.
복소 고유값 a±bi를 회전–확대로 해석하고, 피보나치 수열과 질량–용수철 진동 모드를 고유값 문제로 푼다.
이 수식이 없었다면흔들리지 않는 다리와 건물
2000년 6월 런던 템스강에 문을 연 밀레니엄 브리지는 개통 첫날 수많은 보행자가 건너자 좌우로 눈에 띄게 흔들렸고, 이틀 만에 통행이 막혔습니다. 다리가 사람이 걸을 때 몸이 좌우로 흔들리는 주기와 가까운 가로 방향 진동 모드를 갖고 있었고, 흔들림을 느낀 보행자들이 발걸음을 다리에 맞추면서 진동이 더 커졌다는 것이 조사로 밝혀졌습니다. 감쇠 장치를 덧붙인 다리는 2002년에 다시 열렸습니다.
구조물은 아무 진동수로나 떨지 않습니다. 질량과 강성으로 만든 행렬의 고유값이 떨 수 있는 진동수를, 고유벡터가 그때의 흔들리는 모양(모드 형상)을 정합니다. 그래서 다리·건물·자동차·반도체 장비를 설계할 때는 먼저 수천~수백만 차원 행렬의 고유값 몇 개를 구해, 바람·보행·엔진·지진의 진동수와 겹치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이 장은 그 계산이 무엇을 하는지 2×2와 3×3에서 직접 봅니다.
구조물의 질량·강성→운동 방정식 수천 개→고유값 문제 Kφ = ω²Mφ→위험한 진동수 미리 피하기
방향이 바뀌지 않는 축
행렬을 천 번 곱하면 어떻게 될까
어떤 도시의 인구가 해마다 도심과 교외 사이를 일정한 비율로 오간다고 합시다. 올해 인구 벡터에 2×2 이동 행렬 A를 곱하면 내년 인구가 나옵니다. 100년 뒤는 A100x0입니다. 행렬 곱을 100번 하면 답은 나오지만 "결국 어떤 비율로 가는가"라는 질문에는 숫자 더미만 남습니다. 행렬이 공간을 휘는 방식 전체를 이해하지 않고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요?
열쇠는 행렬이 모든 방향을 똑같이 다루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2장에서 본 것처럼 행렬은 거의 모든 벡터를 돌리면서 늘입니다. 하지만 특별한 방향에서는 돌리지 않고 늘이기만 합니다. 그 방향의 벡터는 몇 번을 곱해도 같은 직선 위에 머뭅니다. 이 방향을 찾으면 반복 곱이 "배율을 거듭제곱하기"로 바뀝니다.
정의 11.1 (고유값과 고유벡터)n×n 행렬 A에 대해, 영벡터가 아닌x와 수 λ가
Ax=λx
를 만족하면 λ를 A의 고유값(eigenvalue), x를 λ에 대응하는 고유벡터(eigenvector)라 한다. 영벡터는 언제나 A0=λ0을 만족하므로 고유벡터에서 뺀다.
뜻을 하나씩 풀어 봅시다. λ>1이면 그 방향으로 늘어나고, 0<λ<1이면 줄어들고, λ<0이면 방향이 반대로 뒤집히며(직선 위에는 그대로 있습니다), λ=0이면 그 방향이 원점으로 납작해집니다. 고유벡터 x의 상수배 cx도 A(cx)=λ(cx)이므로 고유벡터입니다. 그래서 고유벡터는 "벡터 하나"라기보다 원점을 지나는 직선 하나, 즉 방향입니다.
그림 11-1. 대칭 행렬 A = [2 1; 1 2]. 왼쪽: x = (1, 0)은 (2, 1)로 가며 방향이 바뀐다. 오른쪽: x = (1, 1)은 (3, 3) = 3x로 가서 같은 직선 위에 머물고, (1, −1)은 (1, −1) 그대로다. 점선 두 직선이 이 행렬의 고유 방향이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단위원 위의 벡터 x를 한 바퀴 돌려 보세요. Ax는 단위원의 상이 만드는 타원 위를 따라 돕니다. 위 그림은 그 둘의 위치, 아래 그래프는 x에서 Ax까지 잰 각도입니다. 각도가 0°를 지나는 곳이 양의 고유값, ±180°를 지나는 곳이 음의 고유값의 방향입니다. 그래프가 0이나 ±180°에 한 번도 닿지 않으면 실수 고유벡터가 없습니다.
SIMULATOR
단위원을 한 바퀴: x와 Ax가 겹치는 방향 찾기
x를 끌거나 ▶로 돌려 보세요
x에서 Ax까지 각도(°) vs x의 방향 θ
행렬 A
x의 방향 θ—
x → Ax 각도—
고유값—
해볼 것: ① 대칭 행렬에서 두 고유 방향이 서로 수직임을 확인하세요(13장의 주제입니다). ② '전단'은 각도 그래프가 0에 닿기만 하고 넘지 않습니다. 고유 방향이 하나뿐입니다. ③ '회전 30°'는 그래프가 늘 30°입니다. 실수 고유벡터가 없습니다. ④ '이동 행렬'의 고유값 1 방향이 장기적인 인구 비율입니다(12장). 모델: 2×2 실수 행렬. 각도 그래프는 θ가 0°~180°만 그립니다. θ와 θ + 180°는 같은 직선이기 때문입니다.
고유벡터는 '방향', 고유값은 '배율' 고유벡터의 길이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교과서나 프로그램마다 길이 1로 맞추거나, 첫 성분을 1로 맞추거나, 부호를 다르게 고르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답이 나와도 같은 직선 위의 벡터라면 모두 맞는 답입니다.
MathBook의 "행렬은 변환이다" 고유값 절은 이 그림을 처음 만나는 입문 데모입니다. 이 장은 그 방향을 계산으로 찾는 법과, 찾았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로 나아갑니다.
특성 다항식: 고유값을 계산으로 찾기
그림 없이 고유 방향을 찾으려면
2×2라면 단위원을 돌려 보면 되지만, 10×10 행렬의 고유 방향을 10차원 구를 돌며 찾을 수는 없습니다. Ax=λx는 미지수 λ와 x가 곱해져 있어 선형 연립방정식도 아닙니다. 어떻게 풀까요?
요령은 미지수를 하나씩 떼어 내는 것입니다. 식을 한쪽으로 모으면
Ax−λx=0⟺(A−λI)x=0.
λx=λIx로 써야 행렬끼리 뺄 수 있다. A−λ는 뜻이 없다.
이제 λ를 고정하면 이것은 동차 연립방정식입니다. 영벡터가 아닌 해가 있으려면 A−λI가 특이 행렬이어야 합니다(4장의 가역 조건). 특이 행렬은 행렬식이 0인 행렬이므로(10장에서 증명합니다) 다음 정리가 나옵니다.
정리 11.2 (특성 방정식)λ가 A의 고유값일 필요충분조건은
det(A−λI)=0
이다. 좌변 p(λ)=det(A−λI)는 λ의 n차 다항식으로 특성 다항식(characteristic polynomial)이라 부르고, 고유값은 그 근이다. 각 고유값 λ에 대해 고유벡터는 (A−λI)x=0을 소거로 풀어 얻는다.
증명.Ax=λx인 x=0이 있다 ⇔ (A−λI)x=0의 해가 영벡터 말고도 있다 ⇔ A−λI가 가역이 아니다 ⇔ det(A−λI)=0. ∎
특성 다항식: trA=7, detA=12−2=10이므로 p(λ)=λ2−7λ+10=(λ−5)(λ−2). 고유값은 λ1=5, λ2=2.
λ1=5: A−5I=[−121−2]. 두 행이 비례하므로(특이 행렬이니 당연합니다) 첫 행 −x1+x2=0만 남아 x1=(1,1).
λ2=2: A−2I=[2211]. 2x1+x2=0에서 x2=(1,−2).
검산: Ax1=(5,5)=5x1, Ax2=(2,−4)=2x2. 또 5+2=7=trA, 5⋅2=10=detA.
예제 11.2 (3×3)B=210030011의 고유값을 구하라.
셋째 열로 여인수 전개하는 대신 구조를 봅니다. det(B−λI)를 첫 행으로 전개하면 (2−λ)det[3−λ011−λ]=(2−λ)(3−λ)(1−λ). 고유값은 2, 3, 1. 대각합 2 + 3 + 1 = 6도 맞습니다. 3×3부터는 특성 다항식이 3차라서 근을 손으로 찾기 어렵고, 실제 계산은 다항식을 풀지 않는 반복법(16장)을 씁니다.
SIMULATOR
특성 다항식과 (tr, det) 지도
p(λ) = λ² − (tr A)λ + det A
(tr A, det A) 평면: 포물선 det = tr²/4
행렬 A
tr A—
det A—
판별식 tr² − 4det—
고유값—
해볼 것: ① a₁₂를 음수 쪽으로 밀어 포물선 p(λ)가 λ축에서 떨어지는 순간을 보세요. 두 실근이 합쳐졌다가 복소수 쌍이 됩니다. ② 오른쪽 점이 포물선 위에 오면 중근입니다. ③ det < 0인 영역(가로축 아래)에서는 고유값 하나는 양수, 하나는 음수입니다. 모델: 2×2 실수 행렬. 그래프의 λ 범위는 고유값에 맞춰 자동으로 바뀝니다.
대각합·행렬식, 그리고 바로 읽히는 고유값
특성 다항식을 인수분해한 모양 p(λ)=(λ1−λ)(λ2−λ)⋯(λn−λ)과 원래 행렬의 원소를 비교하면 공짜 검산 도구가 둘 생깁니다.
정리 11.3 (고유값의 합과 곱)n×n 행렬 A의 고유값을 중복을 세어 λ1,…,λn이라 하면(복소수일 수 있다)
소거는 고유값을 바꾼다 3장의 소거로 A를 위삼각 U로 만들면 U의 대각(피벗)에서 고유값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행 연산은 해집합 Ax=b를 지킬 뿐 고유값을 지키지 않습니다. 예: A=[1111]의 고유값은 2와 0인데, 소거하면 U=[1010]이라 피벗은 1과 0입니다. 피벗의 곱(행렬식)만 같습니다.
고유값을 지키는 변환은 따로 있습니다. 좌표계를 바꾸는 것입니다.
정리 11.5 (닮은 행렬) 가역 행렬 M에 대해 B=M−1AM이면 A와 B를 닮은 행렬(similar matrices)이라 한다. 닮은 행렬은 특성 다항식이 같고, 따라서 고유값·대각합·행렬식이 같다. x가 A의 고유벡터이면 M−1x가 B의 고유벡터다.
증명.det(B−λI)=det(M−1(A−λI)M)=detM−1det(A−λI)detM=det(A−λI). 또 B(M−1x)=M−1Ax=λM−1x. ∎
닮은 행렬은 같은 선형 변환을 다른 기저에서 본 것입니다(7장 좌표 변환과 선형 사상). 변환 자체가 가진 "방향이 바뀌지 않는 축"은 어떤 좌표로 적든 같으니, 고유값이 같은 것이 당연합니다.
그림 11-2. 2×2 행렬의 고유값은 대각합과 행렬식 두 숫자로 완전히 정해진다. 포물선 det = tr²/4 위쪽은 켤레 복소 고유값(7절), 아래쪽은 실수 고유값이다. 가로축 아래(det < 0)는 한 방향으로 늘이고 다른 방향을 뒤집는 안장 모양이다. 이 지도는 12장에서 미분방정식의 안정성을 판정할 때 다시 쓴다.
고유공간과 중복도: 고유벡터가 모자랄 때
고유값이 겹치면 고유벡터는 몇 개일까
단위 행렬 I도, 전단 [1011]도 특성 다항식이 (1−λ)2입니다. 고유값은 똑같이 1이 두 번입니다. 그런데 I는 모든 벡터를 그대로 두니 모든 방향이 고유 방향이고, 전단은 가로 방향 하나만 그대로 둡니다. 특성 다항식만으로는 둘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정의 11.6 (고유공간과 두 중복도) 고유값 λ의 고유공간(eigenspace)은 Eλ=N(A−λI), 즉 λ의 고유벡터들과 영벡터의 모임이다. 이것은 부분공간이다(5장).
대수적 중복도(algebraic multiplicity): λ가 특성 다항식의 근으로 몇 번 겹치는가.
기하적 중복도(geometric multiplicity): 고유공간의 차원 dimEλ, 즉 독립인 고유벡터가 몇 개인가.
정리 11.7 모든 고유값에 대해 1≤ 기하적 중복도 ≤ 대수적 중복도.
증명 아이디어. 왼쪽 부등식은 고유값이면 고유벡터가 적어도 하나 있다는 뜻이다. 오른쪽: Eλ의 기저 g개를 첫 열들로 하는 기저로 좌표를 바꾸면 닮은 행렬 [λIg0∗C]이 되고, 그 특성 다항식은 (λ−t)gdet(C−tI)이므로 근 λ가 적어도 g번 겹친다. ∎
기하적 중복도가 대수적 중복도보다 작은 고유값이 있으면 그 행렬은 고유벡터가 모자랍니다. 이런 행렬을 결함 행렬(defective matrix)이라 하고, 다음 절의 대각화를 할 수 없습니다. 전단이 대표적입니다. [1011]−I=[0010]의 영공간은 x2=0인 직선 하나뿐입니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결함이 어떻게 생기는지 보여 줍니다. Aε=[1ε11]의 고유값은 1±ε, 고유벡터는 (1,±ε)입니다. ε을 0으로 줄이면 두 고유 방향이 가위처럼 닫혀 하나로 합쳐집니다. 비교용 행렬 [1001+ε]는 ε=0에서 고유값이 겹쳐도 고유 방향이 오히려 평면 전체로 늘어납니다.
SIMULATOR
고유 방향이 합쳐지는 순간: 결함 행렬
행렬 계열
고유값—
대수적 / 기하적 중복도—
두 고유 방향 사이 각—
대각화—
해볼 것: ① ε를 1에서 0으로 천천히 줄이며 두 초록 직선 사이 각이 0°로 닫히는 것을 보세요. ② ε < 0으로 넘기면 고유값이 1 ± i√|ε|인 복소수가 되어 실수 고유 방향이 사라집니다. ③ 오른쪽 계열에서 ε = 0이면 모든 방향이 고유 방향입니다. 같은 '중근'이라도 기하적 중복도는 1과 2로 다릅니다. 모델: 2×2, 고유 방향은 정확한 공식으로 그립니다.
왜 신경 써야 하나 정확히 결함인 행렬은 드물지만, 결함에 가까운 행렬은 흔합니다. 두 고유 방향이 거의 평행하면 고유벡터 행렬 X의 조건수가 커져서 다음 절의 대각화 계산이 잡음에 민감해집니다. 이것이 수치 계산에서 고유벡터 대신 직교 행렬을 쓰는 슈어 분해나 SVD(14장)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대각화: 고유벡터를 좌표축으로
고유벡터가 충분히 있으면(n개가 독립이면) 그것을 새 좌표축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 좌표계에서 행렬은 각 축을 고유값 배로 늘이기만 하는 대각 행렬입니다.
정리 11.8 (대각화)A가 독립인 고유벡터 x1,…,xn을 가지면, 이들을 열로 하는 X=[x1⋯xn]과 고유값의 대각 행렬 Λ=diag(λ1,…,λn)에 대해
AX=XΛ,A=XΛX−1,Λ=X−1AX.
역으로 A=XΛX−1이면 X의 열은 A의 고유벡터다. n×n 행렬이 대각화 가능(diagonalizable)할 필요충분조건은 독립인 고유벡터 n개가 있는 것이다.
증명.AX의 j열은 Axj=λjxj이고, XΛ의 j열도 λjxj(열 그림, 2장)이다. 열이 독립이므로 X는 가역이고 양변 오른쪽에 X−1을 곱하면 된다. ∎
그림 11-3. 대각화의 세 단계. 복잡해 보이는 A의 작용이, 고유벡터를 축으로 하는 좌표계에서는 '축마다 따로 늘이기'라는 가장 단순한 작용이다. 7장의 기저 변환이 바로 이 X다.
그렇다면 언제 독립인 고유벡터가 n개 있을까요? 가장 쓸모 있는 충분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 11.9 (서로 다른 고유값의 고유벡터는 독립)λ1,…,λk가 서로 다른 고유값이고 xi가 각각의 고유벡터이면 x1,…,xk는 선형 독립이다. 따라서 n개의 서로 다른 고유값을 가진 n×n 행렬은 대각화 가능하다.
증명.k에 대한 귀납법. k=1은 x1=0이라 성립한다. k−1개까지 독립이라 하고 c1x1+⋯+ckxk=0이라 하자. 양변에 A를 곱한 식 c1λ1x1+⋯+ckλkxk=0에서 원래 식의 λk배를 빼면 c1(λ1−λk)x1+⋯+ck−1(λk−1−λk)xk−1=0. 귀납 가정으로 모든 ci(λi−λk)=0이고, 고유값이 서로 다르므로 c1=⋯=ck−1=0. 남은 ckxk=0에서 ck=0. ∎
고유값이 겹치면 대각화될 수도(단위 행렬) 안 될 수도(전단) 있습니다. 그때는 각 고유값의 기하적 중복도가 대수적 중복도와 같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SIMULATOR
A = XΛX⁻¹ 세 단계로 나눠 보기
0단계: 변환 전
X (고유벡터 열)—
Λ—
X⁻¹—
X의 조건수—
해볼 것: ① 1단계에서 초록 고유 좌표 격자가 정사각 격자로 펴지는 것을 보세요. 이것이 X⁻¹입니다. ② 2단계에서는 가로·세로로만 늘어납니다. 섞임이 없습니다. ③ '결함에 가까움'에서는 두 고유 방향이 거의 평행해 X⁻¹ 단계의 찌그러짐이 매우 크고 조건수가 커집니다. 모델: 고유벡터는 길이 1로 정규화. 단계 사이는 행렬을 선형 보간해 그립니다.
대각화의 진짜 힘은 거듭제곱에서 나옵니다. A2=XΛX−1XΛX−1=XΛ2X−1처럼 가운데의 X−1X가 계속 사라지므로
Ak=XΛkX−1,Λk=diag(λ1k,…,λnk).
벡터에 적용하면 더 분명합니다. 시작 벡터를 고유벡터로 전개해 x0=c1x1+⋯+cnxn이라 하면 각 성분이 자기 고유값만큼씩 따로 자랍니다.
Akx0=c1λ1kx1+c2λ2kx2+⋯+cnλnkxn.
∣λ1∣>∣λ2∣≥⋯이고 c1=0이면, λ1k로 나눈 나머지 항은 (λi/λ1)k→0으로 사라진다.
정리 11.10 (지배 고유벡터로의 수렴) 대각화 가능한 A의 고유값 중 절댓값이 가장 큰 λ1이 하나뿐이고(∣λ1∣>∣λ2∣), 시작 벡터의 x1 성분 c1이 0이 아니면 Akx0의 방향은 x1의 방향으로 수렴하고, 방향 오차는 ∣λ2/λ1∣k에 비례해 줄어든다.
이것이 거듭제곱법(power iteration)의 원리입니다. 행렬을 계속 곱하고 길이만 정규화하면 가장 큰 고유값의 고유벡터가 저절로 나옵니다. 행렬의 특성 다항식을 전혀 쓰지 않으므로 수백만 차원에서도 동작하고, 웹 페이지 순위를 매기는 페이지랭크가 바로 이 방법으로 계산됩니다(12장).
SIMULATOR
곱할수록 지배 고유벡터로 끌려간다
x₀을 끌어 보세요 · 화살표는 Aᵏx₀의 방향
방향 오차(°, 로그) vs k
고유값—
|λ₂/λ₁|—
x₁ 방향과의 각—
‖Aᵏx₀‖—
해볼 것: ① 두 행렬의 오차 그래프 기울기를 비교하세요. 로그 눈금에서 직선의 기울기가 log|λ₂/λ₁|입니다(점선이 이론값). ② x₀을 두 번째 고유 방향 위에 정확히 올리면(c₁ = 0) 수렴하지 않습니다. 실제 계산에서는 반올림 오차가 c₁을 조금 만들어 결국 수렴합니다. ③ '|λ₁| = |λ₂|'에서는 방향이 두 방향 사이를 오가며 수렴하지 않습니다. 모델: 정확한 2×2 행렬 곱, 각도는 직선 사이 각(0°~90°).
예제 11.4 (인구 이동의 장기 비율) 해마다 도심 인구의 10%가 교외로, 교외 인구의 20%가 도심으로 옮긴다. A=[0.90.10.20.8](열마다 합 1). trA=1.7, detA=0.7이므로 고유값은 1과 0.7. λ=1의 고유벡터는 (A−I)x=0, 즉 −0.1x1+0.2x2=0에서 (2,1). 따라서 처음 분포와 상관없이(성분 c1이 0이 아닌 한) 인구는 도심 : 교외 = 2 : 1로 수렴하고, 차이는 해마다 0.7배씩 줄어든다. 10년 뒤 남은 차이는 0.710≈0.028, 처음의 약 3%다.
복소 고유값은 회전이다
회전 행렬의 고유벡터는 어디에
평면을 30° 돌리는 행렬은 모든 벡터를 돌립니다. 그림으로는 고유 방향이 없습니다. 그런데 특성 다항식 λ2−2cos30°λ+1=0은 근을 가집니다. 복소수 cos30°±isin30°입니다. 이 복소수는 무엇을 말할까요?
실수 행렬의 특성 다항식은 계수가 실수이므로 복소근은 늘 켤레 쌍 a±bi로 나옵니다. 그리고 2×2에서 켤레 복소 고유값을 가진 행렬은 모두 회전–확대 행렬과 닮았습니다.
정리 11.11 (회전–확대 표준형) 실수 2×2 행렬 A의 고유값이 λ=a±bi (b=0)이면, 실수 가역 행렬 P가 있어
P의 열은 복소 고유벡터 v=u+iw의 실수부와 허수부 [u−w]로 잡을 수 있다(부호 관례에 따라 다르다). 즉 A는 "기울어진 좌표계에서 θ만큼 돌리고 r배 늘이기"다.
그래서 A를 반복해 곱하면 점은 원(좌표계가 기울어 있으면 타원) 둘레를 θ씩 돌며, 반지름이 매번 r배가 됩니다. r<1이면 안쪽으로 감기는 나선, r>1이면 바깥으로 풀리는 나선, r=1이면 닫힌 타원입니다. 고유값의 크기가 성장률, 편각이 회전 속도인 것은 MathBook의 "복소수는 회전이다"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SIMULATOR
복소 고유값과 나선 궤적
시작점을 끌어 보세요
A = P·rR(θ)·P⁻¹—
고유값—
tr A, det A—
궤적—
해볼 것: ① r을 1보다 조금 작게, 조금 크게 바꿔 감기는 나선과 풀리는 나선을 비교하세요. det A = r²이 1을 넘는지가 경계입니다. ② s를 키우면 원이 타원으로 기울지만 고유값(tr과 det)은 그대로입니다. 닮은 행렬이기 때문입니다. ③ θ = 0°에서는 복소수가 아니라 중근 r이 됩니다. 모델: xk+1 = Axk, 점을 선으로 이어 그립니다.
피보나치 수열과 황금비
대각화로 점화식을 닫힌 식으로 푸는 고전적인 예입니다. 피보나치 수열 Fk+2=Fk+1+Fk (F0=0,F1=1)은 2차 점화식이지만, 상태 벡터 uk=(Fk+1,Fk)를 쓰면 1차 행렬 점화식이 됩니다.
특성 다항식: trA=1, detA=−1이므로 λ2−λ−1=0, λ1,2=21±5. λ1=φ≈1.618(황금비), λ2=1−φ≈−0.618.
고유벡터: (A−λI)x=0의 둘째 행 x1−λx2=0에서 xi=(λi,1).
시작 벡터 전개: u0=(1,0)=c1(λ1,1)+c2(λ2,1). 둘째 성분에서 c2=−c1, 첫 성분에서 c1(λ1−λ2)=1이므로 c1=1/5.
둘째 성분을 읽으면 비네 공식
Fk=51(λ1k−λ2k)=51(21+5)k−(21−5)k.
∣λ2∣<1이므로 둘째 항은 빠르게 사라지고, Fk는 φk/5에 가장 가까운 정수다. 이웃한 항의 비 Fk+1/Fk는 지배 고유값 φ로 수렴한다(정리 11.10). λ2가 음수라서 비는 φ보다 컸다 작았다 하며 다가간다.
k
Fk
φk/√5
Fk+1/Fk
비의 오차
계산 중…
같은 요령은 모든 상수 계수 선형 점화식에 통합니다. 단계 m의 점화식은 m×m 동반 행렬(companion matrix)의 거듭제곱이 되고, 그 고유값이 점화식의 특성근입니다. 디지털 필터의 극점, 이자 계산, 집단 유전학의 세대 모형이 모두 이 틀에 들어갑니다.
진동 모드: 고유값이 진동수를 정한다
세 개의 질량이 용수철로 이어져 있다
양쪽 벽 사이에 질량 셋을 용수철 넷으로 잇고 아무렇게나 툭 치면 움직임은 복잡하게 뒤엉킵니다. 그런데 특정한 모양으로 밀었다 놓으면 세 질량이 모두 같은 진동수로, 모양을 유지하며 떱니다. 그 모양과 진동수를 어떻게 찾을까요?
질량 mi의 변위를 xi, 용수철 상수를 k라 하면 뉴턴 법칙은 Mx¨=−Kx입니다. 여기서
M=m1000m2000m3,K=k2−10−12−10−12.
K는 4장의 삼중대각 행렬과 같은 모양이다. 각 질량은 양옆 용수철에만 연결되어 있다.
모양을 유지하며 떠는 해 x(t)=ϕcosωt를 넣으면 −ω2Mϕcosωt=−Kϕcosωt, 즉
Kϕ=ω2Mϕ⟺M−1Kϕ=ω2ϕ.
고유값 ω2이 고유진동수의 제곱, 고유벡터 ϕ가 모드 형상이다. 이런 Kϕ=λMϕ를 일반화 고유값 문제라 부른다.
모든 질량이 같으면(M=mI) K의 고유값은 k(2−2), 2k, k(2+2)이고 모드 형상은 (1,2,1), (1,0,−1), (1,−2,1)입니다. 첫째 모드는 셋이 같이 움직이고, 둘째는 가운데가 멈춘 채 양쪽이 반대로, 셋째는 이웃끼리 엇갈립니다. 모드가 높을수록 마디가 늘고 진동수가 커집니다. 대칭 행렬이므로 모드 형상은 서로 수직입니다(13장).
그림 11-4. 질량이 같은 세 질량 사슬의 세 진동 모드. 고유값이 커질수록(진동수가 높을수록) 모양이 부호를 바꾸는 횟수, 즉 마디가 하나씩 는다. 기타 줄이나 다리 상판처럼 연속체의 진동 모드도 같은 규칙을 따른다.
SIMULATOR
질량–용수철 사슬의 진동 모드
들뜬 상태
ω₁, ω₂, ω₃ (√(k/m) 단위)—
모드 형상 φ (정규화)—
진동수 비 ω₂/ω₁—
해볼 것: ① 모드 1~3을 차례로 켜고 마디(멈춘 점)의 개수를 세어 보세요. ② '섞기'에서는 세 모드가 다른 진동수로 겹쳐 움직임이 불규칙해 보입니다. 그래도 각 모드의 몫은 따로따로 떱니다. ③ 가운데 질량을 무겁게 하면 모드 2는 그대로고(가운데가 움직이지 않으니까) 모드 1과 3이 바뀝니다. 모델: 감쇠 없는 선형 용수철, Kφ = ω²Mφ를 대칭화(M−1/2KM−1/2)해 야코비 방법으로 풉니다. 그림의 변위는 가로 방향을 과장해 그렸습니다.
이 도구가 쓰이는 곳
고유값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 남는가", "어떤 모양으로 떠는가", "어느 축이 특별한가"를 묻는 모든 곳에 있습니다.
주응력 축: 재료가 가장 세게 당겨지는 방향 부품 속 한 점의 응력은 2차원에서 대칭 행렬 σ=[σxxτxyτxyσyy]로 적습니다. 그 고유값이 주응력, 고유벡터가 주응력 축입니다. 이 축으로 돌려 보면 전단 응력이 사라지고 순수한 당김과 누름만 남습니다. 예: σxx=80, σyy=20, τxy=40 MPa이면 tr = 100, det = 1600 − 1600 = 0이므로 주응력은 100 MPa와 0. 가장 큰 당김은 축이 아니라 비스듬한 방향에서 100 MPa로, 어느 좌표축 성분보다 큽니다. 균열은 이 방향에 수직으로 자라기 쉽습니다. 응력이 대칭 행렬이라 주응력 축은 늘 서로 수직입니다(1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