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의 두 기둥인 미분과 적분은 둘 다 같은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그 값에 도달하지 않고 점점 다가가기만 하면 무엇이 보이는가?" 순간 속도는 시간 간격을 0으로 줄일 수 없어서, 곡선 아래 넓이는 직사각형을 무한히 잘게 쪼갤 수 없어서 생기는 질문입니다. 이 장은 그 질문에 답하는 도구인 극한(limit)을 다룹니다. 그래프를 확대하고, 표를 만들고, 한쪽에서만 다가가 보고, 끝내는 "충분히 가깝다"를 숫자 ε과 δ로 못 박습니다. 이 장의 정의 하나가 책의 나머지 열다섯 장을 떠받칩니다.
17세기 후반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미적분을 거의 완성했지만, 그 바탕에는 "0은 아니지만 한없이 작은 양"이라는 애매한 개념이 깔려 있었습니다. 순간 속도를 구할 때 아주 작은 시간 h로 나눴다가(그러려면 h=0), 계산 끝에서는 h를 0으로 버렸습니다(그러려면 h=0). 1734년 아일랜드의 철학자 조지 버클리는 『분석가(The Analyst)』에서 이 모순을 꼬집으며 그 작은 양을 "사라진 양의 유령"이라고 불렀습니다. 계산은 맞는데 왜 맞는지 아무도 설명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답은 백 년 가까이 지나서 나왔습니다. 1821년 코시가 『해석학 강의(Cours d'analyse)』에서 극한과 연속을 "한없이 다가간다"는 말로 정리했고, 19세기 후반 바이어슈트라스와 그 학파가 이를 오늘날의 ε–δ 부등식으로 다듬었습니다. 이제 h는 0이 되지 않습니다. "h를 충분히 작게 하면 결과를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할 수 있다"는 약속만 남습니다. 공학자가 날마다 쓰는 허용 오차의 언어와 똑같습니다.
순간 속도, 곡선 아래 넓이→0으로 나누기의 모순→극한: ε 안에 들게 하는 δ가 있다→미분·적분·급수의 단단한 토대
함수가 한 점에 다가갈 때
떨어지는 공의 순간 속도
공을 떨어뜨리면 t초 동안 떨어진 거리는 공기 저항을 무시할 때 s(t)=4.9t2 m입니다. 2초 시점의 속도계 눈금은 얼마일까요? 속도는 "거리 ÷ 시간"인데, 한 순간에는 시간 간격이 0이라 나눌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은 간격 h를 0이 아닌 작은 수로 두고 평균 속도를 구하는 것입니다. 2초에서 2+h초까지의 평균 속도는
h=0을 넣으면 0/0이라 아무 뜻이 없지만, h가 0에 다가갈 때 평균 속도는 19.6 m/s에 한없이 가까워집니다. 이 다가가는 값이 순간 속도이고, 이렇게 "도착하지 않고 다가가기만 할 때의 목적지"가 극한입니다.
정의 1.1 (극한, 직관적 정의)a를 포함하는 열린 구간에서(a 자체는 빼도 된다) 정의된 함수 f에 대해, x를 a에 충분히 가깝게(그러나 x=a) 하면 f(x)를 L에 원하는 만큼 가깝게 만들 수 있을 때
x→alimf(x)=L또는f(x)→L(x→a)
로 쓰고 "x가 a로 갈 때 f(x)의 극한은 L이다"라고 읽는다. "충분히"와 "원하는 만큼"을 숫자로 바꾼 엄밀한 정의는 7절의 정의 1.12다.
이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x=a입니다. 극한은 a근처의 값만 보고, a에서의 값 f(a)는 보지 않습니다. f(a)가 정의되지 않아도, 엉뚱한 값이어도 극한은 똑같습니다. 순간 속도에서 h=0일 때의 값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그림 1-1.f(x)=x−1x2−1은 x=1에서 x+1과 같으므로 그래프는 직선 y=x+1에서 점 (1, 2) 하나가 빠진 모양이다. x가 왼쪽에서든 오른쪽에서든 1에 다가가면 f(x)는 2에 다가간다. 빠진 점은 극한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래프로 극한을 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확대입니다. x=a를 가운데 둔 창을 점점 좁히면서, 창 안에서 f의 값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 봅니다. 극한이 있으면 창을 좁힐수록 값의 폭도 0으로 줄어들고, 그래프는 한 점(구멍이든 아니든)으로 모입니다. 극한이 없으면 아무리 확대해도 폭이 줄지 않습니다.
SIMULATOR
확대경: a 근처를 점점 크게
창: a ± 2
창 (a ± w)—
창 안 f의 범위—
값의 폭—
f(a)—
해볼 것: ① (x² − 1)/(x − 1)을 10,000배까지 확대하며 값의 폭이 창 너비에 비례해 줄어드는 것을 보세요. 구멍은 끝까지 남습니다. ② sin(1/x)는 아무리 확대해도 폭이 2(−1부터 1까지)로 그대로입니다. ③ x² sin(1/x)는 처음엔 출렁이지만 확대할수록 납작해집니다(5절 조임 정리). ④ 바닥 함수는 a = 1 근처에 0과 1 두 층이 남습니다. 모델: 창 너비 2w, w = 2·10−배율. 세로축은 창 안의 값에 맞춰 자동 조정하되, 가로세로 축척이 같아지는 크기보다 작게는 줄이지 않습니다.
극한은 '근처'의 성질, 함숫값은 '그 점'의 성질limx→af(x)와 f(a)는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둘이 같을 때 함수가 a에서 연속이라고 하고, 이것이 2장의 주제입니다. 다항식처럼 연속인 함수에서는 극한을 구할 때 그냥 대입하면 되지만(4절), 미적분에서 정말 중요한 극한, 즉 도함수와 적분은 거의 언제나 대입하면 0/0이나 ∞·0이 되는 극한입니다.
수치표로 극한 추측하기
그래프를 그리기 어려우면 표를 만듭니다. x=a+h에서 h를 0.1, 0.01, 0.001, …로 줄이고 양쪽(h>0과 h<0)을 다 봅니다.
예제 1.1 (표로 극한 추측하기)x→0limxx+9−3를 표로 추측하라.
x=0을 넣으면 (3−3)/0=0/0이라 대입으로는 알 수 없다.
계산기로 값을 구한다(소수 일곱째 자리까지).
x
−0.1
−0.01
−0.001
0.001
0.01
0.1
f(x)
0.1671322
0.1667130
0.1666713
0.1666620
0.1666204
0.1662063
양쪽 모두 0.16666…에 모인다. 극한은 1/6=0.16으로 추측된다. 4절 예제 1.4에서 유리화로 정확히 1/6임을 보인다.
표는 빠르고 쓸모 있지만 증명이 아닙니다. 표가 틀린 답을 주는 전형적인 경우가 둘 있습니다.
표의 두 함정
표본을 잘못 고르면.f(x)=sin(π/x)에 x=0.1,0.01,0.001,…를 넣으면 sin(10π)=sin(100π)=⋯=0이라 표에는 0만 나옵니다. 하지만 x=2/5,2/9,2/13,…, 즉 x=2/(4n+1)에서는 sin((4n+1)π/2)=1입니다. 0에 아무리 가까워도 값이 0과 1(과 −1) 사이를 오가므로 극한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h를 너무 작게 하면. 컴퓨터는 수를 약 16자리로만 기억합니다. h21−cosh의 극한은 21인데, h=10−8이면 cosh가 부동소수점으로 정확히 1이 되어 분자가 0, 표에는 0이 찍힙니다. 비슷한 두 수의 뺄셈에서 유효 숫자가 사라지는 상쇄 오차입니다(MathBook "수치 계산" 상쇄 오차 절).
아래 시뮬레이터로 두 함정을 직접 만들어 보세요. 극한값을 알고 있는 함수는 오차 ∣g(h)−L∣를 로그 눈금으로 그립니다. 오차가 h와 함께 줄다가, 어느 h부터는 거꾸로 커지는 V자 모양이 상쇄 오차의 흔적입니다.
SIMULATOR
h 표 만들기: h → 0의 수치 실험
log₁₀ |g(h) − L| vs k (h = 10⁻ᵏ)
k
h
g(h)
g(−h)
|g(h) − L|
가장 정확한 h—
최소 오차—
마지막 줄 오차—
해볼 것: ① (1 − cos h)/h²에서 K를 늘리며 오차가 k = 4 근처에서 가장 작고 그 뒤로 커지다가 k = 8에서 g = 0이 되는 것을 보세요. ② sin(π/h)는 표에 0에 가까운 값만 나옵니다. 'h = 0.7·10⁻ᵏ'를 켜면 값이 −1과 1 사이를 아무렇게나 오갑니다. ③ (eʰ − 1)/h의 오차는 h의 약 절반이라 표에서 1.05, 1.005, 1.0005, …처럼 0이 하나씩 늘어납니다. 모델: JavaScript의 배정밀도(IEEE 754 double) 계산. 빨간 줄은 바로 위 줄보다 오차가 커진 줄입니다.
한쪽 극한과 극한이 없는 경우
스위치를 켜는 순간의 전압
t=0에 스위치를 켜서 회로에 5 V가 걸린다고 합시다. 전압은 t<0에서 0, t≥0에서 5입니다. "t가 0으로 갈 때 전압의 극한"은 얼마일까요? 켜기 직전에서 보면 0, 켠 직후에서 보면 5입니다. 한 숫자로 답할 수 없지만, 어느 쪽에서 다가가는지 정하면 답이 생깁니다.
정의 1.2 (한쪽 극한)x를 a보다 작은 쪽에서 a에 충분히 가깝게 하면 f(x)를 L에 원하는 만큼 가깝게 할 수 있을 때 L을 좌극한(left-hand limit)이라 하고 limx→a−f(x)=L로 쓴다. a보다 큰 쪽에서 다가가는 우극한(right-hand limit)limx→a+f(x)도 같은 방식으로 정의한다. 둘을 묶어 한쪽 극한(one-sided limit)이라 한다.
정리 1.3 (양쪽 극한과 한쪽 극한)
x→alimf(x)=L⟺x→a−limf(x)=L그리고x→a+limf(x)=L.
증명 아이디어. (⇒) a의 양쪽 근처에서 f(x)가 L에 가까우면 한쪽 근처에서도 당연히 가깝다. (⇐) 왼쪽에서 a에 δ1만큼 가까우면 충분하고 오른쪽에서 δ2만큼 가까우면 충분하다면, 둘 중 작은 min(δ1,δ2)만큼 가까우면 양쪽 어디서든 충분하다(7절의 정의로 쓰면 이 문장이 그대로 증명이다). ∎
스위치 전압은 좌극한 0, 우극한 5로 서로 다르므로 t→0의 극한이 없습니다. 극한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는 크게 세 모양입니다.
그림 1-2. 극한이 존재하지 않는 세 모양. ① 양쪽 극한은 있지만 서로 다르다. ② 0에 아무리 가까워도 값이 한 수에 모이지 않는다(가운데 진한 띠는 곡선이 너무 촘촘해 칠해진 부분). ③ 값이 한없이 커진다. ③은 극한이 '실수로는' 없지만 어떻게 없는지 분명하므로 limx→01/x2=∞라고 쓴다.
정의 1.4 (무한 극한)x를 a에 충분히 가깝게(x=a) 하면 f(x)를 원하는 어떤 수보다도 크게 만들 수 있을 때 limx→af(x)=∞로 쓴다. −∞와 한쪽 극한 limx→a±f(x)=±∞도 같은 방식이다. 이런 극한을 무한 극한(infinite limit)이라 한다. ∞는 수가 아니므로 무한 극한은 극한이 존재하지 않는 특별한 방식이다.
x<1이면 ∣x−1∣=−(x−1)이므로 g(x)=−x. 따라서 limx→1−g(x)=−1.
좌극한 −1= 우극한 1이므로 정리 1.3에 의해 limx→1g(x)는 존재하지 않는다(점프).
SIMULATOR
왼쪽과 오른쪽에서 따로 다가가기
x축 위의 두 점(왼쪽 파랑, 오른쪽 분홍)을 직접 끌어도 됩니다.
왼쪽: x, f(x)—
오른쪽: x, f(x)—
좌극한 / 우극한—
극한—
해볼 것: ① x² / 2 − x 조각 함수에서 양쪽 값이 모두 1로 가지만 f(1) = 2인 것을 보세요. 극한은 1이고 함숫값과 다릅니다. ② 1/x와 1/x²를 비교하세요. 하나는 양쪽이 반대 방향으로, 하나는 같은 방향으로 달아납니다. ③ √x는 왼쪽에 아예 정의되지 않습니다. 이때는 우극한만 이야기합니다. 모델: ▶는 두 점을 a까지의 거리가 매 순간 같은 비율로 줄도록 움직입니다. 판정(좌극한·우극한)은 수치가 아니라 함수식에서 구한 정확한 값입니다.
극한 법칙과 대수적 계산
매번 표를 만들 수는 없다
공학 계산에 나오는 극한마다 그래프를 확대하고 표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표는 추측일 뿐입니다. 이미 아는 극한 몇 개로부터 복잡한 식의 극한을 정확히 조립하는 규칙이 필요합니다.
정리 1.5 (극한 법칙(limit laws))limx→af(x)=L, limx→ag(x)=M이 둘 다 존재하고 c가 상수이면
대입했더니 0/0이 나오면 그때부터가 진짜 문제입니다. 분자도 0, 분모도 0으로 가는 경쟁의 결과는 0일 수도, 7일 수도, ∞일 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어서 0/0만 보고는 답을 알 수 없습니다. 이런 꼴을 부정형(indeterminate form)이라 부릅니다. 해결의 열쇠는 극한이 x=a인 점만 본다는 사실입니다.
정리 1.7 (근처에서 같은 함수는 극한이 같다)a를 포함하는 열린 구간의 x=a인 모든 점에서 f(x)=g(x)이고 limx→ag(x)가 존재하면, limx→af(x)=limx→ag(x).
증명. 극한의 정의는 x=a인 점의 값만 쓰는데 그 값들이 똑같으므로 정의를 만족하는 L도 같다. ∎
그래서 0/0이 나오면 식을 변형해 분모를 0으로 만드는 인수를 소거합니다. 소거는 x=a일 때만 허용되지만, 정리 1.7 덕분에 극한에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대표적인 기술 세 가지를 예제로 봅시다.
예제 1.3 (인수분해)x→2limx−2x3−8
대입하면 0/0. 분자가 x=2에서 0이므로 (x−2)를 인수로 갖는다.
세제곱의 차 공식: x3−8=(x−2)(x2+2x+4).
x=2에서 x−2x3−8=x2+2x+4. 이 다항식에 대입하면 극한은 4+4+4=12.
덤으로, 유리화한 식 1/(x+9+3)에는 뺄셈이 없어서 x=10−12에서도 상쇄 오차 없이 정확하게 계산됩니다. 수치 계산에서 식을 변형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예제 1.5 (통분)x→3limx−3x1−31
분자를 통분하면 x1−31=3x3−x=−3xx−3.
x=3에서 전체 식은 −3xx−3⋅x−31=−3x1.
대입: −91. (이 극한은 y=1/x의 x=3에서의 접선 기울기다. 3장에서 다시 만난다.)
법칙은 극한이 '존재할 때만' 쓴다limx→0[sin(1/x)−sin(1/x)]=0이지만, 이것을 limsin(1/x)−limsin(1/x)로 쪼갤 수는 없습니다. 각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 0⋅∞, ∞/∞도 부정형입니다. "∞ − ∞ = 0"은 틀린 계산입니다(6절 예제 1.8에서 x2+x−x→21).
분모가 0으로 가는데 분자는 0이 아닌 수로 가면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그때는 몫이 한없이 커지므로 극한은 ±∞(또는 좌우에서 부호가 달라 존재하지 않음)이고, 그래프에는 수직 점근선이 생깁니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분자의 x=1에서의 값을 0으로 맞추는 순간 점근선이 구멍으로 바뀝니다.
SIMULATOR
0/0이냐 k/0이냐: 구멍과 점근선
f(x) = (x² + px + q)/(x − 1)
분자의 x = 1 값—
대입한 꼴—
x → 1 극한—
해볼 것: ① q를 조금씩 움직여 분자 값이 0을 지나는 순간을 보세요. 점근선이 사라지고 구멍 하나가 남습니다. ② 분자 값의 부호가 바뀌면 점근선 양쪽의 ±∞ 방향이 뒤집힙니다. ③ 0/0일 때 극한 2 + p가 인수분해 (x − 1)(x + 1 + p)에서 바로 나오는지 확인하세요. 모델: 분자 N(1) = 1 + p + q. N(1) = 0이면 f(x) = x + 1 + p (x ≠ 1), 아니면 x = 1에서 1/(x − 1)처럼 발산합니다.
조임 정리
법칙이 듣지 않는 극한
limx→0x2sin(1/x)를 곱의 법칙으로 limx2⋅limsin(1/x)라 쓰려 해도 limsin(1/x)가 존재하지 않아 막힙니다. 하지만 sin은 무엇을 넣든 −1과 1 사이에 있습니다. 출렁이는 정도가 x2에 갇혀 있다면 그 출렁임도 결국 0으로 눌리지 않을까요?
정리 1.8 (조임 정리(squeeze theorem))a를 포함하는 열린 구간의 x=a인 점에서 g(x)≤f(x)≤h(x)이고
x→alimg(x)=x→alimh(x)=L이면x→alimf(x)=L.
증명.ε>0을 주자. x가 a에 충분히 가까우면 g(x)와 h(x)가 둘 다 구간 (L−ε,L+ε) 안에 있다(두 조건에서 나온 δ 중 작은 것을 쓴다). 그러면 L−ε<g(x)≤f(x)≤h(x)<L+ε이므로 f(x)도 그 구간 안에 있다. ∎
그림 1-3.−∣x∣≤xsin(1/x)≤∣x∣. 출렁이는 곡선은 0 근처에서 무한히 많이 오르내리지만, 위아래 두 직선이 0으로 모이며 곡선을 0으로 조인다. 0 바로 근처는 곡선이 너무 촘촘해 그리지 않았다.
예제 1.6 (조임 정리 쓰기)x→0limx2sinx1=0을 보여라.
모든 x=0에서 −1≤sin(1/x)≤1.
양변에 x2≥0을 곱하면(부등호 방향 그대로) −x2≤x2sin(1/x)≤x2.
limx→0(−x2)=limx→0x2=0이므로 조임 정리에 의해 극한은 0이다.
같은 논리로 ∣f(x)∣≤h(x)이고 h(x)→0이면 f(x)→0입니다(g=−h로 둔 조임 정리). 이 형태가 실전에서 가장 자주 쓰입니다.
조임 정리가 미적분에서 가장 빛나는 곳은 limx→0xsinx=1의 증명입니다. 부채꼴 넓이를 두 삼각형 넓이 사이에 끼워 넣는 이 증명은 2장 7절에서 시뮬레이터와 함께 합니다. 삼각 함수의 도함수가 모두 이 극한 하나에서 나옵니다.
SIMULATOR
조임 정리: |x|ᵖ sin(1/x)를 누르는 두 벽
f(x) = |x|ᵖ sin(1/x)
창 (0 ± w)—
창 안 최대 |f|—
벽의 높이 wᵖ—
x → 0 극한—
해볼 것: ① p = 1(그림 1-3)에서 확대 배율을 올려도 그림 모양이 거의 같습니다. 벽 |x|가 창과 같은 비율로 줄기 때문입니다. ② p = 2로 올리고 확대하면 곡선이 x축에 납작하게 눌립니다. ③ p = 0이면 벽이 높이 1에 고정되어 조이지 못합니다. 이때 극한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델: 세로축 범위는 창 안의 벽 높이에 맞춰 바뀝니다. p > 0이면 wᵖ → 0이므로 극한은 0입니다.
무한대에서의 극한과 점근선
콘덴서는 결국 몇 볼트까지 차는가
저항 R을 거쳐 전압 V0으로 콘덴서 C를 충전하면 전압은 V(t)=V0(1−e−t/RC)입니다. 이론상 이 전압은 V0에 영원히 닿지 않습니다. 그런데 회로 설계자는 "충분히 오래 기다리면 V0"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t→∞일 때의 극한입니다.
지금까지는 x가 유한한 수 a에 다가갔습니다. 이번에는 x가 한없이 커질 때 f(x)가 어떤 값에 자리를 잡는지 묻습니다.
정의 1.9 (무한대에서의 극한(limit at infinity))x를 충분히 크게 하면 f(x)를 L에 원하는 만큼 가깝게 할 수 있을 때 limx→∞f(x)=L로 쓴다. x→−∞도 같다. 이때 직선 y=L을 f의 그래프의 수평 점근선(horizontal asymptote)이라 한다.
정의 1.10 (수직 점근선(vertical asymptote)) 네 한쪽 극한 limx→a−f(x), limx→a+f(x) 중 적어도 하나가 ∞ 또는 −∞이면 직선 x=a를 수직 점근선이라 한다.
콘덴서의 경우 t→∞이면 e−t/RC→0이므로 V(t)→V0이고, V=V0이 수평 점근선입니다. 시정수 τ=RC의 5배가 지나면 e−5≈0.0067이라 99.3%까지 찹니다. "충분히 오래"를 숫자로 바꾼 셈입니다.
무한대에서의 극한에도 극한 법칙(정리 1.5)이 그대로 성립합니다. 여기에 기본 극한 하나를 더하면 유리식의 극한이 전부 풀립니다.
정리 1.11 (유리식의 무한대 극한)r>0이면 limx→∞xr1=0. 따라서 p(x)=amxm+⋯, q(x)=bnxn+⋯ (am,bn=0)에 대해
분자의 차수가 분모보다 정확히 1 크면 그래프는 기울어진 직선을 따라갑니다. 예를 들어 x−1x2+1=x+1+x−12이고 나머지 x−12이 0으로 가므로, 그래프는 x→±∞에서 직선 y=x+1에 다가갑니다. 이 직선을 비스듬한 점근선(slant asymptote)이라 합니다. 또 하나 흔한 오해: 그래프는 수평 점근선을 가로질러도 됩니다. xsinx는 y=0을 무한히 많이 지나면서 0으로 갑니다(∣sinx/x∣≤1/x와 조임 정리).
SIMULATOR
멀리서 보기: 점근선 찾기
f(R)—
f(−R)—
점근선—
x → ∞에서의 남은 차—
해볼 것: ① (3x² − x)/(2x² + 5)에서 R을 1000까지 늘리면 곡선이 y = 1.5에 붙습니다. 오른쪽에서는 아래로부터, 왼쪽에서는 위로부터 다가갑니다. ② (x² + 1)/(x − 1)은 멀리서 보면 직선 y = x + 1과 구별이 안 됩니다. ③ √(x² + x) − x는 x → ∞에서 1/2, x → −∞에서 +∞로, 양쪽 행동이 다릅니다. ④ sin x / x는 점근선 y = 0을 계속 가로지릅니다. 모델: '남은 차'는 x = R에서 f와 점근선(수평 또는 비스듬한) 사이의 거리입니다.
ε–δ 정의: "충분히 가깝다"를 숫자로
허용 오차를 지키려면 입력을 얼마나 정확히?
지름 d인 원판을 깎아 넓이 A=πd2/4를 100π mm²(지름 20 mm)에 맞추려 합니다. 넓이 오차를 ±1 mm² 안에 두려면 지름을 얼마나 정확하게 깎아야 할까요? 설계자는 출력의 허용 오차 ε을 먼저 정하고, 그것을 지키는 입력의 허용 오차 δ를 찾습니다. 극한의 엄밀한 정의는 바로 이 대화입니다.
정의 1.1의 "충분히 가깝게"와 "원하는 만큼 가깝게"를 게임으로 바꿔 봅시다. 상대가 출력의 허용 오차 ε>0을 아무리 작게 불러도, 나는 입력의 허용 오차 δ>0을 찾아 "x가 a에서 δ 안에 있으면(x=a) f(x)는 L에서 ε 안에 있다"를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ε에 대해 이길 수 있으면 극한은 L입니다.
정의 1.12 (극한의 ε–δ 정의(epsilon-delta definition))f가 a를 포함하는 열린 구간에서(a는 빼도 된다) 정의되어 있다고 하자. 모든 ε>0에 대해 어떤 δ>0이 있어서
0<∣x−a∣<δ⟹∣f(x)−L∣<ε
가 성립하면 limx→af(x)=L이라 한다. 좌극한은 조건을 a−δ<x<a로, 우극한은 a<x<a+δ로 바꾼 것이다.
0<∣x−a∣가 "x=a"를 적은 것이다. δ는 ε에 따라 달라져도 된다(보통 ε이 작을수록 δ도 작다).
그림 1-4. ε–δ 정의의 그림. 분홍 가로 띠는 출력 허용 범위 L±ε, 파랑 세로 띠는 입력 허용 범위 a±δ다. 세로 띠 안(가운데 점 제외)의 곡선 조각(초록)이 통째로 가로 띠 안에 들어가면 그 δ는 합격이다. 어떤 ε을 주어도 합격하는 δ를 찾을 수 있으면 극한은 L이다.
증명은 보통 두 단계입니다. 먼저 초안에서 ∣f(x)−L∣을 ∣x−a∣로 표현해 δ를 추측하고, 그다음 정리된 증명에서 그 δ가 실제로 통함을 보입니다.
예제 1.10 (일차 함수)limx→2(3x−1)=5를 ε–δ로 증명하라.
초안: ∣f(x)−L∣=∣3x−1−5∣=∣3x−6∣=3∣x−2∣. 이것이 ε보다 작으려면 ∣x−2∣<ε/3이면 된다.
증명: ε>0이 주어지면 δ=ε/3으로 둔다. 0<∣x−2∣<δ이면 ∣(3x−1)−5∣=3∣x−2∣<3δ=ε. ∎
해석: 기울기가 3이라 입력 오차가 3배로 불어난다. 그래서 입력은 출력 허용 오차의 1/3로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ε=0.03이면 δ=0.01.
예제 1.11 (이차 함수: δ를 미리 묶어 두기)limx→3x2=9를 증명하라.
초안: ∣x2−9∣=∣x−3∣∣x+3∣. 문제는 ∣x+3∣이 x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δ≤1로 미리 제한하면 ∣x−3∣<1에서 2<x<4, 따라서 ∣x+3∣<7.
그러면 ∣x2−9∣<7∣x−3∣. 이것이 ε보다 작으려면 ∣x−3∣<ε/7이면 된다.
증명: δ=min(1,ε/7)로 둔다. 0<∣x−3∣<δ이면 ∣x+3∣<7이고 ∣x2−9∣<7δ≤ε. ∎
절 처음의 원판 문제도 같은 구조입니다. ∣A−100π∣=4π∣d−20∣∣d+20∣이고, ∣d−20∣<1이면 ∣d+20∣<41이므로 ∣A−100π∣<441π∣d−20∣. ε=1 mm²이면 δ=4/(41π)≈0.031 mm면 충분합니다.
ε–δ 정의는 극한이 없음을 보일 때도 씁니다. 정의를 부정하면 "어떤 ε>0이 있어서, 어떤 δ>0을 골라도 0<∣x−a∣<δ인데 ∣f(x)−L∣≥ε인 x가 있다"입니다.
예제 1.12 (점프에는 어떤 L도 통하지 않는다) 스위치 함수 H(t)=0 (t<0), H(t)=1 (t≥0)에 대해 limt→0H(t)가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라.
ε=21로 두자. 어떤 L과 δ를 골라도 구간 (−δ,δ)에는 H=0인 점과 H=1인 점이 다 있다. 두 값이 모두 L에서 21 미만으로 떨어져 있다면 삼각 부등식으로 1=∣1−0∣≤∣1−L∣+∣L−0∣<21+21=1이 되어 모순이다. 따라서 어떤 L도 극한이 될 수 없다. ∎
정리 1.5의 증명 (합의 법칙)f(x)→L, g(x)→M이라 하자. ε>0이 주어지면 ε/2에 대해 0<∣x−a∣<δ1⇒∣f(x)−L∣<ε/2, 0<∣x−a∣<δ2⇒∣g(x)−M∣<ε/2인 δ1,δ2가 있다. δ=min(δ1,δ2)로 두면 0<∣x−a∣<δ일 때 삼각 부등식으로
∣(f(x)+g(x))−(L+M)∣≤∣f(x)−L∣+∣g(x)−M∣<2ε+2ε=ε.∎
무한이 들어간 극한도 같은 틀로 적습니다. limx→∞f(x)=L은 "모든 ε>0에 대해 어떤 N이 있어 x>N⇒∣f(x)−L∣<ε", limx→af(x)=∞는 "모든 M에 대해 어떤 δ>0이 있어 0<∣x−a∣<δ⇒f(x)>M"입니다. 입력 쪽의 '가까움'(δ 또는 N)과 출력 쪽의 '가까움'(ε 또는 M)을 바꿔 끼우기만 하면 됩니다. 수열의 극한(11장)은 x>N 대신 n>N인 같은 정의입니다. MathBook "무한을 길들이기"의 ε–δ 절도 함께 보세요.
SIMULATOR
ε–δ 게임: ε을 주면 δ를 골라라
x축의 파란 점(a + δ)을 끌어 δ를 정하고, y축의 분홍 점으로 L을 바꿀 수 있습니다.
ε / δ—
L—
띠 안 최대 |f − L|—
점수 (이긴 ε 수)0
해볼 것: ① 3x − 1에서 어떤 ε이든 δ = ε/3이면 합격하는 것을 확인하세요. ② √x는 기울기가 1/4로 완만해서 δ를 ε의 약 4배로 잡아도 됩니다. ③ 스위치 H(x)에서 ε을 0.5보다 작게 하면 L을 어디로 옮겨도, δ를 아무리 줄여도 이길 수 없습니다(예제 1.12). 모델: 판정은 세로 띠 안 1,200개 점(양 끝 포함, x = a 제외)에서 |f(x) − L|을 계산합니다. '최대 δ'는 이 판정을 이분법으로 되풀이해 찾은 근삿값입니다. 화면은 ε에 맞춰 확대됩니다.
δ는 하나만 찾으면 된다 합격하는 δ가 하나 있으면 그보다 작은 δ도 모두 합격입니다. 그래서 증명에서는 "가장 큰" δ를 구할 필요 없이, 계산이 편한 δ(예제 1.11의 min(1,ε/7)처럼 넉넉히 작은 것)를 하나 고르면 됩니다.
이 도구가 쓰이는 곳
극한은 미적분 안에서 모든 정의의 재료이고, 미적분 밖에서는 "근사가 얼마나 좋은가"를 말하는 언어입니다.
수치 미분의 h 고르기 시뮬레이션 코드에서 도함수를 hf(x+h)−f(x)로 근사할 때, h를 줄이면 근사 오차(대략 h에 비례)는 줄지만 상쇄 오차(대략 10−16/h에 비례)는 커집니다. 두 오차의 합이 가장 작은 곳은 배정밀도에서 대략 h≈10−8입니다. 2절 시뮬레이터의 V자 그래프가 바로 이 균형이고, 극한 "h→0"을 컴퓨터에서 흉내 낼 때 반드시 마주치는 한계입니다. 중심 차분 2hf(x+h)−f(x−h)을 쓰면 근사 오차가 h2에 비례해 더 큰 h에서 같은 정확도를 얻습니다.